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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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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7회 작성일 18-12-26 11:26

본문

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이장욱



 나는 목이 긴 기린을 꺼냅니다. 호주머니에서가 아니고

  당신과 마시던 술잔이라든가

  휴대전화에서가 아니고

  명백한

  초원에서

 

  나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았습니다. 나 자신을

  내가 아닌 모든 것을

 

  단지 이 골목의 무수한 갈림길들과 비슷해졌을 뿐

  담장 바깥으로 넘어온 나무줄기를 느리게 씹으며 기린과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사이에서 조금씩

  키가 자랐습니다만

 

  나는 길어진 목으로 출근을 하고

  서서 낮잠을 자고

  먼지를 휘날리며 달려가고 저녁에는

 

  해 지는 지평선에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런 세계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의 모습으로

  기린과 아주 흡사하게

  한 시간

  또는 조금 더 영원히

 

  그때 기린이 나를 꺼냈습니다. 초원 밖의 세계에서

  내가 아닌 모든 것과 나의

  명백한

  사이에서


―《포지션(2016년 겨울호)

 




 

 

1968년 서울 출생
고려대 노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잠 속의 모래산』『정오의 희망곡』『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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