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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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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4회 작성일 18-11-16 13:51

본문

우주를 한 바퀴 도는 시간

 

     이명윤


죽은 자를 위한 법이 있다


아무리 행려병자라 해도 24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사무적인 목소리로 장례식장 직원이 말한다

그의 빈소는 비어 있다

 

그날 오후 장례식장 비스듬히 열린 창문 사이로

잠시 햇살이 들어왔을 뿐인데

하루가 지났다

식은 국밥 한 그릇에 숟가락을 얹자

일 년이 훌쩍거리며 갔다 새들처럼

웃고 떠드는 조문객 사이로 십 년이

농담처럼 흘렀다

사정이 있다며 하나 둘

자리를 뜨는 얼굴마다 주름이 돋아났고

우리는 복도에 줄지어 선 화환처럼 늙어갔다

빈소는 여전히 비어 있다 꿈결인 듯

햇살이 잠시 엎드려있다 떠났고

바람을 타고 국밥의 향기가 은은하게 감도는가 싶더니

어디선가 한꺼번에 다정한 목소리들이 몰려와서

그의 사진을 내내 만지작거렸다

그날 장례식장 옥상 하늘엔

무수한 날들의 별이 밤새 반짝거렸다

24시간이 다녀간 뒤,


그는 화장장으로 갔고 신발 한 켤레만 남겨놓고 떠났다

걸음이 어느 구름 속으로 사라졌는지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시산맥2018년 겨울호






FILE000.jpg


2007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시마을 문학상>, <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민들레 문학상>, <솟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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