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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도 이야기 / 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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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72회 작성일 15-11-03 08:58

본문

소멸도 이야기

 

이시경

 

 

수천 년 동안 대륙은 동물의 거친 낙원이었다

울부짖는 소리가 끊이질 않던 어느 날

대륙의 말들이 새 땅을 찾아 끼리끼리 무리 지어 떠났다

청마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는 듯

소멸도는 풀도 약초도 풍부하고 땅이 넓어

처음에는 뛰지 않아도 누구나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간간이 자유 평등을 외치면서

종일 흥얼흥얼 돌과 바람에 이름을 지어주기 바빴다

 

언제부턴가

먹거리는 시들시들해지고 개체 수가 문턱에 이르자

순혈주의가 이 섬의 새로운 종교가 되었다

말들 사이엔 집단들이 생기고 서로 제 우두머리 뽑기를 바랐다

약초를 먹은 말 머리에는 뿔이 하나씩 생겨났는데

뿔이 가장 큰 말이 으레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 때마다 곡소리가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했다

다툼은 오른발부터 뛰는 말과 왼발부터 뛰는 말 사이에서

분쟁은 오른발로 발길질하는 말과 왼발로 발길질하는 말 사이에서

유전자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이어졌다

오른발 말들이 일어서면 왼발 말들은 누웠고

서로 무조건 말꼬리를 물고 놓질 않았다

참다못한 바다의 신들이 폭풍을 일으켜

섬이 가라앉기 시작할 때에도

둘이 하나가 되고 반이 되고

영으로 사라질 때까지도

 

 

충남 부여 출생
2011년 《애지》신인문학상 수상
현재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재직중
시집으로『쥐라기 평원으로 날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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