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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반성 / 유승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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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1회 작성일 24-03-08 11:02

본문

어리석은 반성

 

    유승도


  낫을 들어 화단의 꽃들을 베었다 집의 진입로에 씨를 뿌려 가꾸어온 코스모스도 베어 넘겼다

  꽃들은 어디에나 있었다 마음을 가꾼다며 이런저런 꽃들을 키워왔던 나날들, 그러나 가꾼 꽃들이 눈을 떠 불러도 나는 꽃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꽃으로 치장할수록 마음은 일그러졌다

 

  고개 숙여 꽃밭을 가꾸던 시간에 고개 들어 집 주위의 꽃들을 바라볼 일이었다

 

―유승도 시집, 일방적 사랑(와에세이, 2012)

 

 

P1010043_1-hl5uiw.jpg


1995년 문예중앙》 등단

시집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산문집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 『고향은 있다수염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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