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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하는 봄 / 김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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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3회 작성일 24-04-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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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는 봄

 

    김왕노

 

  아버지 유골을 화장하려고 파묘하였습니다.

  늘 엄격했으나 파락호였던 아버지 말씀은 머리카락 하나로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뼈 한 벌 남기고 모든 게 떠났으므로, 하지만 아버지 허락 없이 세상에 무엇을 한다는 게 있을 수 없고 아버지 진노해 벌떡 일어날까 멀리서 우는 뻐꾸기 울음마저 조마조마했습니다. 아버지 뼈를 거두는 형의 손길마저 조심스러워 바르르 떨었습니다. 아버지 뼈를 받치는 한지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도 숨을 죽였습니다.

  아버지 살아계시며 여기저기 이은 인연, 애써 세운 대의명분마저 하얀 뼈 한 벌로만 남아 누나가 아버지 이렇게 되시려 살아생전 어머니 그렇게 고생시켰냐며 울음을 머금자 어머니가 말리셨습니다. 저놈의 뻐꾸기 네 아버지 성질 몰라 겁 없이 운다는 어머니 말에 눈치 챘는지 뻐꾸기가 울음마저 뚝 그쳤습니다. 벚꽃잎만 분분히 파묘 위로 휘날렸습니다.

 

​   아버지 진노하지 않으니 파묘의 봄 참 조용했습니다.


​―김왕노 시집,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천년의시작, 2019)

  

 

 

1957년 포항출생  
1988년 공주교대 졸업  
1992년 대구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사진 속의 바다』 『그리운 파란만장』 『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 『이별 그 후의 날들

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 

2003년 한국해양문학대상, 제7회 박인환 문학상, 제3 회 지리산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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