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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 류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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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1회 작성일 24-04-11 15:16

본문

 

     류인서

 

산행길 비탈에

환하게 피어 있는 산철쭉 한 무더기

 

이리 와서 이 철쭉 굵은 꽃술 좀 봐

팽팽한 철삿줄의 공기를 당겨올리는 낚싯바늘 같아

 

그러면, 이 붉은 꽃바늘로 나비날개를 당겨 연애나 해볼까

등성 너머 구욱국 울어대는 산비둘기 울음을,

산복도로 아래 처박힌 자동차 바퀴를,

비탈밭 들쑤시고 다니는 맷돼지 꼬리나 당겨봐?

 

낚싯바늘 입에 꽉, 물고 살아가는

산비탈 언청이 꽃마을 산철쭉 동네

 

​―류인서 시집, 여우(문학동네, 2009)



류인서~1.JPG

  

1960년 대구 출생
2000년《시와사람》신인상
2001년《시와시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여우』『신호대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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