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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골목 / 한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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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0회 작성일 24-04-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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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한영옥


 

봄 골목 환하게 내려오길래

타박타박 올라가 알아보았더니

담벼락에 담쟁이 몇 가닥 올리느라

키를 늘였다 줄였다 장단 맞추는

노부부의 합심이 켜진 것이었다

생의 온도를 맞춤하게 조절해온

평강의 기운이 절로 환해진 것이었다

이번 여름이나 늦어도 내년 여름엔

초록 담벼락 싱그럽게 쿨렁거리겠다

지나는 사람들에게도 한줌씩 시원하겠다.


한영옥 시집, 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문학동네, 2018)

 


hanyoungok-150.jpg


성균관대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

1973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적극적 마술의 노래』 『처음을 위한 춤』 『안개편지

비천한 빠름이여』 『아늑한 얼굴』 『다시 하얗게슬픔이 오시겠다는 전갈 

1997년 한국예술비평가상, 2000년 천상병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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