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축제 / 박해옥 > 오늘의 시

8월의 축제

    박해옥

교만 떨던 그림자들이

폭 삶겨 기진한 저녁답

사람들은 싹쓸이 휴가를 떠나고

집이 집을 본다

해 종일 맞은 불침에

붕어 입 아이 풍선껌 불 듯

뽁뽁대며 분꽃이 핀다

시골스런 아씨들 여름살이 곱다

동네 훌빈한 틈을 타

어룽진 길목마다 꽃 벽지를 발라주니

별의별 참견 다 하고

내 남자를 꼬셔도 밉지를 않아

이 팔월염천에,

이게 웬 호사인가

휴가 못 간게 홍복이다

한물간 심장에 꽃물이 들었으니

 

 

 

부산 출생

부산시 주최 여성문학백일장 장원

국민카드 사이버문학상 입선

2003년《미래문학》, 《월간문학21》로 등단

시집으로 『그대에게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