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발국수나 말아볼까 / 고 영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햇발국수나 말아볼까 / 고 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5회 작성일 18-10-02 09:59

본문

햇발국수나 말아볼까  

   

   고  영



가늘고 고운 햇발이 내린다
햇발만 보면 자꾸 문밖으로 뛰쳐나가고 싶다
종일 들판을 헤집고 다니는 꼴을 보고
동네 어른 들은 천둥벌거숭이 자식이라 흉을 볼 테지만
흥! 뭐 어때,
온몸에 햇발을 쬐며 누워 있다가
햇발 고운 가락을 가만가만 손가락으로 말아가다 보면
햇발이 국숫발 같다는 느낌,
일 년 내내 해만 뜨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면
그럼 모든 것이 타 죽어 죽도 밥도 먹지 못할 거라고
지나가는 참새들은 조잘거렸지만
흥! 뭐 어때,
장터에 나간 엄마의 언 볼도 말랑말랑
눈 덮인 아버지 무덤도 말랑랄랑
감옥 간 큰형의 성질머리도 말랑말랑
내 잠지도 말랑말랑
그렇게 다들 모여 햇발국수 한 그릇씩 먹을 수 있다면
눈밭에라도 나가
겨울이 되면 더 귀해지는 햇발국수를
손가락 마디마디 말아
온 세상 슬픔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반짝이는 눈물도 말랑말랑
시린 꿈도 말랑말랑
 
 
- 고영 시집『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천년의시작, 2005)

 

 


goy.jpg
  

1966년 경기도 안양 출생
2003년 《현대시》신인상 등단
2004, 2008 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기금 받음
시집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딸꾹질의 사이학』
현재 《시인동네》발행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4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9 0 10-12
1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0 10-12
1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2 0 10-10
1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0 10-08
1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9 0 10-08
1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4 0 10-05
1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0 10-05
1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0 0 10-02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6 0 10-02
1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2 0 10-01
1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6 0 10-01
1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0 09-28
1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0 09-28
1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 09-27
1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0 09-27
1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1 0 09-21
1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3 0 09-21
1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6 0 09-20
1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0 09-20
1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7 0 09-19
1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0 09-19
1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6 0 09-18
1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5 0 09-18
1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3 0 09-17
1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0 09-17
1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5 0 09-12
1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0 09-12
1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7 0 09-10
1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6 0 09-10
1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3 0 09-07
13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2 0 09-07
1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7 0 09-06
1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6 0 09-06
1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0 0 09-05
1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8 0 09-05
13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0 0 09-04
13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5 0 09-04
13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8 0 09-03
13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9 0 09-03
1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1 0 08-31
13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2 0 08-30
13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0 0 08-30
13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9 0 08-29
13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9 0 08-29
13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9 0 08-28
13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9 0 08-28
13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4 0 08-27
13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7 0 08-27
13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7 0 08-24
13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2 0 08-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