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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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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05회 작성일 18-07-23 08:40

본문

비 개인 날의 오후

 

    박미숙

 

 

뜨거운 햇살이 한 가득 채워지던 여름날

작달비 같은 소나기 한 차례 훑고 지나갔다

마당 한 쪽에는

대추나무 한 그루 졸고 있고

 

까치 한 마리 포르르 날아들더니

젖은 날개 무거워졌다고

빗방울 영롱한 가지 위에 앉아

푸르르,

 

어디선가 날아든 참새 한 마리

제멋대로 옆가지에 앉아서는

큰 까치 돌아보며 겁 없이 목청을 높인다

참새는 짹짹

까치는 깍 깍

 

온 몸으로 비를 맞아본 새들은 안다

빗속을 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안간힘인지

 

수행 끝의 사리가 떨어져 나갈 때마다

깃털들이 일어나

한없이 가벼워지는 어느 여름날의 오후

 

 


10118c.jpg

2003문학세계등단

시마을 사랑나눔봉사회장

시집 사랑을 곁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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