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음계 / 하재연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잘못된 음계 / 하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9회 작성일 18-07-05 13:17

본문

잘못된 음계

 

   하재연

 

 

그 여름에 시작되었습니다.

붉음이 우리를 덮었고

붉음은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붉음은 아픔으로 불렸습니다.

 

붉음의 원인이 날씨일가

우산을 펼치면 나의 그림자가 잘려나갔습니다.

붉음은 우주로부터 온 것일까

겨울만 있는 나라들의 이름을 손꼽았습니다.

 

눈송이로 만든 알약이 혀 위에서 녹는 꿈에서 깨어나

흰 알약들을 삼키고 다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의 겨울에서도 나는 희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 그리고 여름이 지나고

무수한 처방전들이 손바닥 위에 쌓이고

겨울은 우리의 행성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처방전을 복기하느라 잊은 단어들이 나의 몸속에서

먼지의 시체처럼 부스스 떨어져 쌓였습니다.

시체의 먼지들을 먹고 붉음은 더욱 붉어졌습니다.

 

당신의 원인이 당신인 것처럼

붉음이 너로부터 비롯되었으니

당신은 사라져 주어야겠군요,

검은 옷으로 붉음을 가린 그들의 말 앞에

나의 붉음은 불타올랐습니다.

 

검은 재가 쌓인 땅 위로

우주로부터 전송된

하얗고 차가운 음표들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월간 현대시20184월호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 국문과와 대학원 박사과정
2002년 제1회 《문학과 사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42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2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7 0 07-10
1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7 0 07-10
1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0 07-09
1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9 0 07-09
1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1 0 07-06
1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9 0 07-06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0 0 07-05
1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3 0 07-05
1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2 0 07-03
1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4 0 07-03
1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8 0 07-02
1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2 1 07-02
1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9 0 06-29
1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7 0 06-29
1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3 0 06-26
1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8 0 06-26
1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4 0 06-25
1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4 0 06-25
1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5 0 06-25
1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8 0 06-22
12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0 06-22
1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4 0 06-21
1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7 0 06-21
1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9 0 06-20
1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1 0 06-20
1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5 0 06-19
1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7 0 06-19
1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3 0 06-18
1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0 0 06-18
1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8 0 06-16
1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2 0 06-16
1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1 0 06-12
1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7 0 06-12
1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9 0 06-11
1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1 0 06-11
1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8 0 06-05
1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8 0 06-05
1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7 0 05-31
1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0 0 05-31
1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5 0 05-24
1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3 0 05-24
12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2 0 05-23
12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8 0 05-23
12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9 0 05-18
12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5 0 05-17
12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0 0 05-17
12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3 0 05-16
12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0 0 05-16
12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2 0 05-15
12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7 0 05-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