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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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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97회 작성일 18-07-10 09:49

본문

신도. 시도. 모도.

  

      이 권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 타고

십 분이면 와 닿는 섬

신도. 시도. 모도. 삼형제 섬

 

신도선착장 옆

평생 바다의 속살을 파먹다 죽은

폐선 엉치뼈에 저녁노을이 앉아 있다

 

모든 길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한

선착장 파도소리만 한 질씩

제 몸을 키워내고 있다

 

바다로 나갔던 사람들이

저녁바다를 끌어다

마을회관 앞마당에 매어 놓은 저녁

 

삼목선착장행 막배가 떠나고 나면

섬은 모든 바닷길을 지우며

스스로 저녁 바다에 유폐된다

 

수억 년 전 서해바다가

밤새 산통을 앓다 낳았다는 섬

신도. 시도. 모도.

 

밤이 되면 저녁 바다의

젖을 물고 잠드는 버릇이 있다

 

- 이 권 시집 꽃꿈을 꾸다(도서출판b, 2018)에서



 


 

1953년 충남 청양 출생

본명 이정권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졸업

2014시에티카로 등단

시집으로 아버지의 마술』 『꽃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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