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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핏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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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94회 작성일 18-01-30 09:37

본문

설핏

 

  김진수

 

 

 

잠이 헤프다

설핏, 붉은 눈알이 덮쳐온다 

돌아누워 앞을 보니 

절벽 같은, ()이다

반듯하게 누워 있는 

산자 인가 죽은 자 인가

문이 열리고 

거룩한 손 여섯 침대를 들고 나간다

계단을 오른다

오르고 올라도 계단이다 

기울어지지 않는 관 

사람은 반듯하고 잠은 깊다 

얽힌 수초처럼 잠이 열리지 않는다 

침대가 잠을 붙들고 있는지 

관이 잠을 붙들고 있는지

아님 잠이 잠을 붙드는 지 

그는 반듯하다 

비상등을 켠 리무진이 움직인다

나는 더듬어 문을 찾는다 

조금 전까지 있던,

관이 빠져나간 문이 없다

밤새 헐떡이다 떠나는 숨처럼 별빛이 스러진다

별빛이 시려 다시 돌아눕는다

또 설핏, 

발이 시리다

어머니가 오셨다 오늘도 맨발이다

몇 번이고 뒤돌아보며 

딛고 간 발자국마다 

하얗게,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았다

 

- 김진수 시집 설핏(정문출판사, 2018)에서

 

 

 

 

강원도 주문진 출생

2016시와세계등단

시집으로 설핏(정문출판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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