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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은 다 어디로 갔나 / 이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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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1회 작성일 18-03-02 09:21

본문

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이동재

 

 

저 물오른 무논을 갈아엎고

싱싱한 대지를 뒤엎던

고삐 풀린 소들은 어디로 갔나

해마다 봄이면

겨우 내 여물 씹던 외양간을 박차고 나와

하루 종일 쟁기질을 하던

한국의 그 황소들은 다 어디로 갔나

 

겨우내 이불 속에서

여인네의 젖가슴을 주무르던 두 손으로

그 쟁기 힘차게 부여잡고

한 해를 호령하던

그 당당하던 한국의 사내들은

또 어디로 갔나

다 어디로 가버렸나

  

- 이동재 시집 포르노 배우 문상기(황금알, 2007)에서

 

 

 

 

leedongjae-150.jpg


강화 교동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8문학과의식등단

시집 민통선 망둥어 낚시』 『세상의 빈집』 『포르노 배우 문상기

저서 20세기의 한국소설사』 『침묵의 시와 소설의 수다』 『문학감상과 글쓰기

작가를 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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