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송 / 강성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포크송
강성은
겨울엔 조니 미첼을 듣고
여름엔 내가 불렀지 문득 때때로
발전소 굴뚝엔 계절 없이 검은 연기가 솟고
오토바이를 탄 아이들이 연기를 따라 달린다
바람이 불어오면
초록의 토끼풀들이 우수수
염소를 안고 가는 늙은 여자
닭장을 안고 가는 늙은 남자
흐린 날 뒷모습은 왜 모두 유령 같은가
노래는 끝나지 않고
집 나간 아이들이 떠나온 집을 생각하는 저녁
내 영혼이 창가에서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
노래가 끝나지 않고
—《문학들》2017년 봄호

1973년 경북 의성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5년 《문학동네》로 등단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단지 조금 이상한』
추천0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저 시인의 머리 속으로는 무엇이 그려지고 있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포크 송 속의 목가적 그림일까? 글을 통해 드러난 화자의 일상을 읽는 청자의 그림일까?
[관조]란 말 다시 한 번 곱씹어 봅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