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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독사 / 이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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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25회 작성일 16-05-31 09:15

본문

 

까치독사

 

이병초

 

 

산과 산 사이 작은 마을 위쪽

칡넝쿨 걷어낸 둬뙈기를 둘러보는데

밭의 경계 삼은 왕돌 그늘에 배 깔고

입을 쩍쩍 벌리는 까치독사 한 마리

더 가까이 오면 독 묻은 이빨로

숨통을 물어뜯어버리겠다는 듯이

뒤로 물러설 줄도 모르고 내 낌새를 살핀다

누군가에게 되알지게 얻어터져

창자가 밖으로 쏟아질 것만 같은데

꺼낸 무기라는 게 기껏 제 목숨뿐인 저것이

네 일만은 아닌 것 같은 저것이

저만치 물러난 산그늘처럼 무겁다

 

 

 

1963년 전북 전주 출생
우석대 국문과,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졸업
1998년 계간《시안》신인상 당선
시집『밤비』『살구꽃 피고』『까치독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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