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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이 존재하는 방식 / 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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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09회 작성일 17-06-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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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이 존재하는 방식

 

고현정

 

 

오늘 저녁 나는 죽음의 거리를 따라 걸었어

매일매일 맡던 낯선 콜타르 냄새도 여전했어

건물들은 오래오래 제 몸의 수많은 눈들로부터

빛을 지치지도 않고 나를 향해 내뿜어댔어

모래와 석회와 부서진 벽돌들은 건물 귀퉁이에서

눈을 감고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었어

낮은 너무나 짧고 그리고 길고 긴 세포가 죽어가는 밤들

도시의 단단한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매일 밤 죽음의 길을 걷고 있어

대추가 열리지 않는 대추나무 한 그루

밤마다 10차선의 차도를 향해 가지를 뻗어댔어

손끝에 닿는 어둠은 점점 거칠게 다가왔어

아무 건물로나 뛰어들어가 화장실에서

손가락을 북북 문질러 씻어냈어

메스꺼움을 느끼던 염통에서 매일 밤 검은 풀이 돋아났어

말없는 보도, 염통을 드러내놓고 잠든 도시

건물에서 쏟아져 내리는 빛들의 춤 속에서

나는 오늘 저녁 코르크 마개보다

더 가볍게 떠올랐어

 

 

고현정.jpg

서울 출생

가톨릭대 영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 졸업

2001<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공기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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