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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 자국 / 권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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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27회 작성일 17-07-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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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 자국

 

권지현

 

 

초저녁 골목 귀퉁이에서 걸음이 꺾인다

거기 송곳니를 드러낸 개가

끝장을 보자고 공중에 뜬 철망 흔들어댄다

이웃집 개들도 덩달아 컹컹 짖어대고

 

철망을 긁는 앞발톱이

두 걸음 밖에 선 얼굴을 할퀸다

아니야 나는 아니야, 손사래 치는 나를

송곳니에 허벅지를 물린 나를

어금니에 이미 납작해진 나를

철망 안의 개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패대기친다

 

흩어지는 정신을,

으스러지는 몸을 모아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가 휴대폰 셔터를 누른다

송곳니가 번쩍, 이마 앞에서 찍힐 때

아무렇지 않은 접시꽃도 귀나간 접시처럼 번쩍였던가

 

악다구니로 덤벼드는 소리는

제 몸이 상하도록 몸부림친다

컹컹컹컹, 송곳니 자국을 공중에 찍어댄다

녹슨 철망을 갈기갈기 찢어내고 컹컹컹컹,

소리가 허공을 물어뜯으며 달려간다

괜찮아 나는 괜찮아, 손 흔들고 가는 나는

송곳니에 허벅지를 물리지 않은 나는

어금니에 눌려 납작해지지 않은 나는

등 뒤로 달려드는 소리보다 천천히 걸어간다

 

먼 곳으로 개 짖는 소리가 돌아간다

 

- 계간 시작2016년 여름호

 

 


권지현1.jpg

1968년 경북 봉화 출생

국민대학교 국문학과 및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2006<농민신문>, 2010<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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