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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야도 / 김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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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5회 작성일 15-12-30 10:20

본문

 

소야도

 

김남수


  덕적도에서 통통배로 달려간 소야리 해변우체국 노을을 찍어 편지를 쓴다 너에게, 가는 길은 지척인데 돌아올 길은 아득하다고 아침저녁 안부를 싣고 나오는 발목 부르튼 바람우표 붙이고 해당화 붉은 소인으로 봉한다 가며 쉬며 섬인동초 속살 만져보고 기암괴석 삼일쯤 묵어도 좋을 느린 우편으로 보낸다 물때에 져버린 석화들이 길 안내로 서 있는, 지난해 안부를 싣고 떠난 쪽배 행방도 묻고 가라고 하루 두 번 물길을 열어주는 무인도, 반송되어 올 너를 안을 수 없어 보내는 사람 주소는 하얗게 비워둔다

 

  나 여기 바닷가 모래밭에 발 벗고 시간도 벗고 앉아 물푸레 같은 소야! 너를 당겼다 풀며 느리게 느리게 늙어 갈 테니까

 

 

77.JPG

충남 부여 출생
2008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9년 《시안》 신인상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시집 『장미가 고요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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