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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박목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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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83회 작성일 23-09-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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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박목월

 

 

제주읍에서는

어디로 가나, 등 뒤에

수평선이 걸린다.

 

황홀한 이 띠를 감고

때로는 토주(土酒)를 마시고

때로는 시를 읊고

그래고 해질녘에는

서사(書肆)에 들르고

먹구슬나무 나직한 돌담 문전에서

친구를 찾는다.

 

그럴 때마다 나의 등 뒤에는

수평선이

한결같이 따라온다.

 

아아 이 숙명을, 숙명같은 꿈을,

마리아의 눈동자를

눈물어린 신앙을

먼 종소리를

애절하게 풍성한 음악을

나는 어쩔 수 없다.

 

박목월 시집 .기타(·其他)(신구문화사, 1959)



 

1916년 경북 경주 출생(1978년 별세)

1939년 문장 길처럼》 등단

시집으로 .기타(·其他)』 산도화 경상도의 가랑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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