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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 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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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01회 작성일 17-02-06 08:45

본문

구대

 

손 미

 

 

발차신호가 떨어졌고

사람들은 쉬타를 나라고 부릅니다

쉬타는 어제 잡은 사람을 업고

아무도 타지 않은 달을 끌고 갑니다

비가 오면 바위에서 자라는 머리를 쉬타라고 합니다

당신은 쉬타를 압니까

어두울 때 등잔을 들어

서로의 얼굴을 확인해야 합니다.

나는 아주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아직도 붙어 있다니 물에 비친 머리를

만지는 사람을 쉬타라고 합니다

너를 파고들어가 폭발할 거야

바위에 머리를 긋는 사람을 쉬타라고 합니다

당신은 쉬타를 압니까

내 넓적다리를 보며 침 흘리는 육식동물을

내 귀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새를

나 좀 안아줘

좀 안아줘

물가에서 속삭이는 사람을 쉬타라고 합니다

조금씩 녹는 머리를

파고 들어간 해수동물

움직이지 않는 사람

그럼에도 이쪽으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

오래 붙어 있는 내장을 더듬거리며

저쪽으로

저쪽으로

가는 무리를

쉬타라고 합니다

당신은

쉬타를 봤습니까

 

- 시와사상2015. 겨울호

 


손미시인.jpg

 

1982년 대전광역시 출생

2009년 문학사상 등단

시집 양파 공동체

3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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