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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 고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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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82회 작성일 17-05-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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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고은산

  

 

  얼멍얼멍, 욕망의 나무숲, 촘촘히, 우뚝우뚝 솟아있었네마음의 등뼈를 세웠네. 휘적휘적 등뼈가 흔들거렸네흔들흔들 바람 따라 갔네. 바람은 푸르름 속으로 자맥질하였네. 파릇파릇 푸르른 시절이었네. 푸른 노래를 입 속에 담는, 어둠을 몇 모금 마시는 시간이었네. 어둠은 붉은 불빛이 드러누운 거리를 밟고 있었네. 검은 동공 속 유곽이 붉은 춤을 추었네. 유곽에 몸을 넣었네. 푸르름이 감전되었네. 감전된 시간이 물고기처럼 파닥였네. 파닥임이 꺼멓게 매캐한 연기를 뿜었네. 매캐한 연기 속 변종의 피톤치드 없는 편백나무만 자랐네. 

 

 혓바늘 돋아나는 입속 같은, 통증 없는 간장 질환 같은 욕망의 나무숲.

 

 

고은산시인.jpg

2010리토피아로 등단

시집으로 말이 은도금되다』 『버팀목의 칸탄도Cantando』 『실존의 정반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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