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이에게 / 박순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평강이에게 / 박순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37회 작성일 17-04-21 09:21

본문

평강이에게

 

   박순호

 

 

골목에서 맞닥뜨리기라도 하면

송곳니를 보이며 으르렁거렸다

눈곱으로 뒤덮인 퀭한 눈

적의가 복사되어 나오는 것처럼

표정에 흔들림이 없었다

 

궁리 끝에 평강이라고 불렀다

밥은 먹었느냐

잘 잤느냐

아픈 데는 없느냐

만날 때마다 평강아 평강아

불러주었다

 

과자를 들고 유혹해보지만 꿈쩍도 않는다

딱 일 미터 정도만 허락한 사이가 되었을 때도

새침하게 돌아서는 평강이

 

내게 남은 생을 의탁하고 싶다던 여자처럼

평강이가 처음 왔을 때도 상처투성이였다

모시 같던 털은 땟물이 지워지지 않아

쾌쾌한 냄새를 게워냈다

머리통에 덕지덕지 붙은 마른 피를 앞발로 긁으며

끙끙거렸다

 

서울역에서 보았던가

추루한 몰골로 벽에 기대어 있는 사람

축 늘어진 몸에서 치욕의 흔적을 엿본다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덥석 낚아채가는

늙은 여자와의 교감은 짧게 끝나고

 

돌아서는 지하차도에서 평강아 평강아

나지막이 불러보았다

  


parksoonho-150.jpg

 

1973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

2001문학마을등단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기금 수혜

시집으로 다시 신발끈을 묶고 싶다』『무전을 받다』『헛된 슬픔』『승부사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5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7 0 04-25
8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7 0 04-25
8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4 0 04-24
8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7 0 04-24
8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1 0 04-2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8 0 04-21
8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5 0 04-20
8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2 0 04-20
8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1 0 04-19
8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8 0 04-19
8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9 0 04-18
8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8 0 04-18
8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9 0 04-17
8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9 0 04-17
8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2 0 04-13
8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7 0 04-13
8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8 0 04-12
8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5 0 04-12
8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6 0 04-11
8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0 04-11
8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5 0 04-10
8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5 0 04-10
8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0 0 04-07
8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7 0 04-07
8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6 0 04-06
8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3 0 04-06
8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0 0 04-05
7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1 0 04-05
7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0 1 04-04
7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5 0 04-04
7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6 0 04-03
7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04-03
7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4 0 03-31
7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0 0 03-31
7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6 0 03-30
7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6 0 03-30
7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9 0 03-28
7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6 0 03-28
7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2 0 03-24
7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5 0 03-24
7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4 0 03-22
7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5 0 03-22
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7 0 03-21
7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0 0 03-21
7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5 0 03-20
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1 0 03-20
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7 0 03-16
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0 0 03-16
7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7 0 03-15
7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0 0 03-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