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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 이성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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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9회 작성일 17-02-14 08:59

본문

 

이성목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할 일이 없어 길을 걸었고

길 위에 내리는 눈도 할 일이 없어 보였다

눈을 맞는 길도 할 일이 없는 것 같았다

눈이 나를 따라오기도 하고

내가 눈의 꽁무니를 밟고 가기도 했다

눈 밟는 소리가 좋다고 눈이

한 뼘 더 내려야겠다고 했다

나는 할 일이 없었으므로

나도 눈 밟는 소리가 좋다고 했다

길도 끝나는 게 싫어선지 자꾸

골목을 돌아서 가느라 시간이 늦었다

어디로 가기로 한 것도 아닌데

시간이 늦었다고 눈은

길을 더 먼 곳으로 밀었다

길은 기꺼웠고 나는 걸었다

할 일이 없어 뽀드득 뽀드득 걸었다

할 일이 없는 눈이 내렸으므로

우리는 모두 할 일이 없었다

할 일이 없으니 그만

자야만 할 것 같던 밤이었다

그러자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잠결에도 눈은 할 일이 없어 자꾸 내리고

할 일이 없어 길마저 들어간 다음에도

나무 위로 지붕 위로 눈은

할 일 없이 자꾸 내린 것 같았다

아침이 무슨 할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왔지만

30년 만의 폭설이라고 뉴스가 쏟아졌지만

길은 길 위에서

눈은 눈 속에서

나는 이불 아래서 생각을 주물럭거렸을 뿐

우리는 모두

아무 할 일이 없었다

 


이성목.jpg

1996자유문학등단

시집으로 뜨거운 뿌리』『노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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