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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혹은 새떼 / 김선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9회 작성일 17-02-20 08:54

본문

글씨 혹은 새떼

 

김선태

 

 

철새 도래지를 다녀온 날 밤 책을 읽다

글씨들이 새떼로 읽힌 적이 있다

사각의 책장 가득

까맣게 내려앉은 가창오리 떼

글씨들이 갈갈거리며 시끄럽더니

이리저리 헤엄치며 문장을 흐트러트리더니

내 헛기침소리에 놀랐는지 푸드득

수천수만의 비문으로 일시에 날아올랐다

자기들끼리 거대한 몸 붓으로 허공에

일필휘지 초서를 휘갈긴다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책장 속으로 다시

질서정연한 문장으로 내려앉았다

이상한 착시다 싶어 눈을 크게 뜨고

다음 페이지로 책장을 넘기자 다시

글씨들은 흔적 없이 날아가 버리고

하얗고 몽롱한 고요만 남아 있었다

책을 다 읽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가창오리 떼

 

철새 도래지를 다녀온 날 밤 나는

해독할 수 없는 새떼 한 권을 읽었다

 

 

김선태.jpg

1993광주일보신춘문예와 1996현대문학등단

시집으로 간이역』 『작은 엽서』 『동백숲에 길을 묻다』 『살구꽃이 돌아왔다

그늘의 깊이평론집 풍경과 성찰의 언어, 진정성의 시학

애지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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