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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정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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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83회 작성일 17-02-28 10:12

본문

고백

 

정다혜

 

 

겨우내 저 혼자서만 웅크리고 살던 빈집

녹슬어버린 펌프는 녹슨 느낌표로 서 있다

안부를 묻지 않고 지내는 동안

우물가의 푸른 이끼들 누렇게 말라버렸다

오래되었거나, 잊어버린 저 문장부호들

읽기 힘든 낡은 세월의 문장이여

펌프에 마중물 먹이고 손잡이 잡고 누른다

처음 펜을 잡던 손의 설렘을 나는 기억한다

그렇다, 아름다운 첫 문장은 손이 먼저 아는 것

차가운 내 손에 피가 돌기 시작한다

꽃 피고 지고 다시 피는 사이

저도 꽃길 열고 싶었던 물의 침묵이

펌프 속에 갇힌 짐승처럼 괴성을 내지른다

아무도 받아 적을 수 없는 붉은 모음이

뻘건 녹물에 녹아 흘러나온다

땅속 깊은 곳의 말 다 쏟아내기 위해

내 마음에 묻힌 말 다 쏟아내기 위해

나는 더욱 힘껏 펌프질을 한다

갇혔던 슬픔이 다 쏟아져 나온 뒤

맑은 노래는 찾아올 것이다, 나는 지금

가장 맑은 물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jungdahye-140.jpg

1955년 대전 출생

2005열린시학등단

시집 그 길 위에 네가 있었다』 『스피노자의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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