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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모감주나무/ 곽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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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26회 작성일 17-01-04 09:14

본문

겨울 모감주나무

 

곽문연

 

 

가산디지털단지

기우뚱 서 있는 모감주나무들

 

온 몸에 칭칭 붕대를 감고 굽은 몸에 버팀목을 걸었다

긴 막대기로 은행나무 허리를 붙잡고

 

한때 하늘 밑동으로 불리던 거리, 번쩍번쩍 디지털 간판이 펄럭거리는데

 

바람의 허기가 흘러내린다

거칠고 투박한 노동의 손, 지문이 지워진 가난한 손들이 모여든다

 

차가운 겨울밤이 기침을 한다

온종일 섞이지 못한 반 토막의 언어들

운동화 바닥에 밟힌 모래가 서걱거리고, 허공의 휘파람 소리 시가 되어 귀를 적신다

 

낯설고 거친 땅, 기어이 뿌리내리겠다고

하늘 향해 시퍼런 힘줄 세우고 있다

  

- 시집 단단한 침묵중에서

 





충북 영동 출생  
2003년 문학마을》 등단
춘천대학 상학과 졸업. 중대 예술대학원 문창과 전문가과정 수료
시집 『단단한 침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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