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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부석사 / 이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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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50회 작성일 17-01-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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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이용헌

 

 

부석사 무량수전 아래 산감나무를 보네

천 길 가지 끝에 매달린 까치밥을 보네

구름과 구름 사이 바람과 바람 사이

열반송을 읊고 있는 저 비구승을 보네

 

감잎 지는 입동 새벽 그는 생각했으리

주야장천 그를 다스린 건

감로보다 단 봄비와 염불보다 긴 땡볕과

풍경소리 찰랑이는 가을 달빛이었으나

그때마다 사부자기 고요를 탁발 나온

새 몇 마리 마음에 두었으리

애잔한 마음자리 몽글몽글 붉어갔으리

 

내 안의 밑둥치를 지나 적멸의 우듬지로 가는

저 낭창낭창한 가지 위에 나도 서보네

칼바람에 삭발당한 생의 한 덩어리가

까치밥 되어 흔들리네

일순,

절을 비껴 날던 겨울새들이 눈발처럼 달려드네

 


common.jpg

 

광주 출생

2007내일을여는작가등단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업

시집 점자로 기록한 천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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