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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이 보내온 것들 / 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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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9회 작성일 16-11-28 12:45

본문

 

튤립이 보내온 것들

 

 강인한

 


바람들이 차갑게 또는 서늘하게

길 위에서 서로 다른 체온을 비비며

색실처럼 넘나드는 아침 여섯 시의 공기.

 

길바닥에

지렁이들 나와 죽어있다.

어제는 얼마나 먼 길 찾아나서 땡볕에

말라 죽었느냐, 느린 걸음으로

울며 가는 달팽이들.

 

갈대숲 푸른 덤불을 감고

길 가는 미루나무 새 잎을 향해

강물처럼 넘실거리는 나팔꽃 넝쿨손.

 

강아지랑 고양이

식구들 유모차에 다 태우고

한강공원 산책 나선 할머니.

 

강변북로 아래 굴다리 지나

튤립 꽃은 가고 없네. 공원관리사무소 옆

돌돌거리는 유모차에 쫑긋쫑긋 귀를 버리고.

 

 

1944년 전북 정읍 출생

전북대학교 국문과 졸업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 『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

푸른 심연』 『입술』 『강변북로,

시선집 어린 신에게, 시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

1982년 전남문학상, 2010년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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