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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아코디언 / 이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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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2회 작성일 16-12-05 10:46

본문

 

달동네 아코디언

 

이명우

 


불암산 줄기 중계본동 비탈길을 오릅니다
좁아지고 넓어지고 늘어나고 줄어드는 길을 따라
발자국들이 오르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연탄들도 뜨끈뜨끈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손이 던지는 대로 연탄은
포물선을 그리며 가파르게 돌을 넘습니다
연탄 리어카는 난방관처럼 돌아다니면서
흩어지고 도망가는 길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각진 길의 주름이 접히고 펴집니다
발자국이 건반 같은 돌계단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까치발 구두를 신은 여자들이 휘어진
길을 다듬고 있습니다
돌은 냄새나는 도랑 위에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고드름도 등고선처럼 오르내립니다
주름으로 채워진 지붕이 눈보라에 주저앉았다가 일어섭니다
비바람이 두드리고 습기가 갉아먹습니다
처마에서 녹아드는 골함석이 이처럼 쑥쑥 빠집니다
까치들의 울음소리가 지붕의 골을 메웁니다
햇살이 빨대처럼 지붕을 빨아먹다가 구멍을 냅니다
뻥 뚫린 곳은 숨구멍입니다
햇살이 오랏줄처럼 구멍으로 내려옵니다
안개가 텅 빈 구멍을 덮어주기도 하고
바람에 거미줄이 풀리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사가 골함석을 덧댄 자리마다 주름만 깊어집니다
독거 할머니는 밥을 먹느라
입술 근육을 열심히 오물거리면서
저승에 입고 갈 주름옷을 깁고 또 깁고 있습니다

  

 - 이명우 시집 달동네 아코디언』(애지, 2017)에서

 

 

이명우.jpg

 

1959년 경북 영양 출생

1회 암사동유적 세계유산 등재기원 문학작품 공모 대상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달동네 아코디언

현재 시마을 숲동인으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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