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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 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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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74회 작성일 16-12-13 12:03

본문

 

나의 투쟁

 

이현호

 

머리카락을 기른다. 머리가 자라는 만큼
세계에 더 참여하는 기분
매일 0.3㎜씩 세상을 뒤덮는 십수 만의 첨단은
고통을 모르는, 나의 자랑

머리카락에는 핏줄이 없습니다
마음껏 색을 입힐 수 있습니다
세우고 눕히고 구부릴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기른다. 아주 작은 숟가락을 세상에 얹는 느낌으로
멀거니 눈동자를 굴리며 누워 있는 사이에도
아무 느낌에서나 머리는 잘 자라는구나
구석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것처럼

머리카락에는 인격이 없습니다
멍청한 머리라도 붙어만 있으면 잘 자랍니다
가야 할 때를 아는 미덕과 함께

머리를 기른다. 머리카락이 길어질수록
지구를 더 검게 물들이는 기분
온화한 테러, 은밀한 쿠데타, 나의 정규직
관 속에서는 나보다 더 키가 크겠지


방바닥의 머리털을 비질합니다
삶은 나약함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자꾸 눈을 가리는 머리를 쓸어올립니다

머리는 기른다. 머리는 나를 기르고
머리카락에서 나는 잘 자라고 있다
잘하고 있다

 

 

* “삶은 나약함을 용서하지 않는다.” ―아돌프 히틀러.


 

 

1983년 충남 연기 출생
2007년《현대시》로 등단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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