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갯물 포구에서 / 김태운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큰갯물 포구에서 / 김태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0회 작성일 16-12-14 11:04

본문

큰갯물* 포구에서

 

   김태운

 

 

  갯마을 사람들 허기를 더깨로 둘러쓰던 물비늘에 칼바람 들썩인다

  출렁이는 문장들을 따라 거품을 문 말씀들이 시끄럽다

 

  날카로운 갯바위마저 무지막지로 베어버릴 것 같던 파도들의 칼부림이 금세

콘크리트 방파제와 팽팽하게 맞서는 문명의 충동질로 얼씬거린다

  마치, 시대를 따라 진화한 아귀들의 아우성이다

 

  아! 지워진 기억으로 속속 파문이 인다

 

  사시사철 이어도의 꿈길을 찾아 나서던 어부들 노 젓는 소리

 저린 육신 누런 태왁으로 내맡기던 해녀들 숨비 소리

  세파에 파묻힌 흘수吃水가 자맥질처럼 힐긋거린다

  어린 귀청을 찢어발기던 애환의 곡절들

 울컥, 사내의 가슴팍을 파고든다

 

  이윽고 쿵쿵거리던 자명고自鳴鼓

 

  식솔들 주린 뱃가죽을 움켜쥐고 썰렁한 물길을 따라나서던 심장들의 울림이다

  확 달라져버린 포구의 표정이 거슬러 오른 생각의 파장을 잠재운다

  엉겁결의 물결에 휩쓸리며 함께 따라나섰던 사내의 심장이

 방파제에 갇힌 수면처럼 서서히 잦아든다

 

  잠시 붉어진 사내의 각막이 짜다

 

  파란만장했던 삶의 풍랑이 어느덧 풍요로 다가온다

  허기로 잠겼던 수심이 수면으로 떠오른 부유,

  오늘의 풍경이다

 

   * 서귀포시 대포마을 옛 지명

 



김태운.jpg

 

제주도 서귀포시 출생
2014년 시마을 문학상 금상 수상
2015년 <영주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칠색조 변주곡』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5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3 0 12-28
6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3 0 12-28
6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8 0 12-27
6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3 0 12-27
6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6 0 12-26
6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3 0 12-26
6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4 0 12-23
6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1 0 12-23
6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7 0 12-22
6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4 0 12-22
6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9 0 12-21
6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0 0 12-21
6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3 0 12-20
6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6 0 12-20
6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4 0 12-19
6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6 0 12-19
6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0 0 12-16
6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4 0 12-16
6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9 0 12-15
6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2 0 12-1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1 0 12-14
6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6 0 12-14
6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5 0 12-13
6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7 0 12-13
6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8 0 12-12
6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5 0 12-12
6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3 0 12-08
6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1 0 12-08
6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4 0 12-06
6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0 0 12-06
6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3 0 12-05
6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8 0 12-05
6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2 0 12-02
6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1 0 12-02
6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4 0 12-01
6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3 0 12-01
6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7 0 11-30
6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3 0 11-30
6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0 0 11-28
6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0 0 11-28
6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9 0 11-25
6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2 0 11-25
6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1 0 11-24
6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3 0 11-24
6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7 0 11-23
6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3 0 11-23
6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4 0 11-22
6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7 0 11-22
6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6 0 11-21
6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6 0 11-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