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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나 / 연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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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20회 작성일 16-10-12 09:43

본문

 

이구아나

 

 연왕모

 

 

거대한 창을 보고 앉아 있는 건

이구아나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흐려지는 딱 그만큼씩

고개가 굽는다

창 너머 그리고 아래 어딘가

모여 있는 기억들이 움직인다

수년 전의 목소리가 천천히 솟아올랐다 흩어지고

더 오래 전의 목소리가 또 솟있다가 흩어져버린다

소리들은 글자로 다시 먹물로 모여 공기 중에 녹아든다

그들이 흩어질 때마다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진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지만

답을 찾은 것도 또 누군가를 찾기 위함도 아니므로

아무도 없는 곳을 보고도 다시 고개 돌리지 않는다

생각이 넘어가는 건 고개를 돌리는 것과는 다른 이유

해는 이미 넘어갔고

창은 어두워졌다

거울이 된 창에 비치는 건

이구아나의 몸이다

그의 곁 저 너머 어둠의 건너편에서 잠이 온다

썩은 가구와 녹슨 도구들의 숲을 지난다

하루하루 버려둔 그것들이 쌓여 숲을 이루고

썩고 녹슬어 부드러워진 그 길을

느릿느릿 걸어가는 건

이구아날 것이다

지는 해 그리고 떠오르는 달빛에 모두 물든 자


 



1969년 서울에서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1994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 『개들의 예감』 『비탈의 사과』
1998년 '현대시동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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