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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 빈 의자 / 박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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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02회 작성일 16-10-28 10:25

본문

 

어느 곳 의자

 

박춘석

 

 

그의 의자는 4년간이라는 틈, 사이에 있었다

잠시 누군가 비운 사이, 틈, 바람이 와서 앉을 의자

먼지가 와서 몸을 포갤 의자

 

4년은 나무 한 그루가 뿌리내릴 수 있는 기간이었다

의자와 사람이 한 몸이 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이미 내린 뿌리를 뽑아서 어디에 심으라는 것인가

 

나는 투명한 나무와 투명한 못 몇 개,

투명한 망치를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투명한 것이 믿음이 될 수 있느냐고 그가 물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은 산소와 같고 시간과 같다고 했다

 

의자가 나타나야 집에 창문이 생기고

창밖의 나무에서 바람이 불 거라고 그는 말했다

 

나는 사방 벽이 막혀올 때 음악은 투명한데

벽을 밀어내더라고 했다

 

그는 내가 준 나무를 만지작거리며

“이 투명한 질감에서 의자가 나타날까?”

그의 믿음이 보이지 않는 의자처럼 투명했다

 

나는 탄생 이전은 무엇이든 없는 것이라고

여기 투명한 공작소는 먼 곳일 거라고

먼 곳에서 의자가 오고 있을 거라고 했다

 

그는 투명한 나무를 들고, 투명한 망치와 못을 들고

투명한 공기의 공작소로 들어가기 전 다시,

‘아무 것도 없는 것이 미래에 있는 것이 될까’ 물었다

 

나는 영화 한 편이 창밖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보다 더 청량한 바람이 되어 불었다고 했다

 

그의 공작소에 상상의 전등이 켜지고

상상의 망치소리가 먼 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경북안동 출생
2002년 《시안》등단
2013년 요산문학상 수상

시집『나는 누구십니까?』『나는 광장으로 모였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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