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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헐어 돌을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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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68회 작성일 16-10-31 10:31

본문

 

돌을 헐어 돌을

 

 박성우

 

십여 년 동안 쌓은 돌탑을 헐어낸다

 

마당 귀퉁이에 달팽이처럼 둥글게

감아두었던 돌을 빙 돌아가며 풀어내

계곡 쪽, 집 가장자리로 길게 당겨간다

허물어낸 돌을 길게 늘어트려

축대 겸 돌담으로 다시 차곡차곡 높인다

 

골짝 물소리는 쉬이 돌돌 넘어오고

골짝 물은 어지간하면 못 넘어오게

큰 돌은 양 바깥으로 괴어 올리고

자잘한 돌은 안쪽에 촘촘 채워 넣는다

 

혹여 큰 비 칠 때 내려올지 모를 큰 물이

부득불, 우리 집에 들렀다 가야겠다고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려 하면

그러지 말고 자네 갈 길 가시게나,

등 토닥여 돌려보낼 만큼 돌을 얹는다

 

어쩐지 허전하고 서운키는 하더라도

정 없이 아주 매정해 보이지는 않게

돌탑 허물어, 큰 돌은 불끈 안아 나르고

자잘한 돌은 대야에 담아 옮겨 쟁인다

 

이 돌들은 대체로 돌밭을 일굴 적에

하나둘 캐낸 것들인데 여기에는

땀이 아닌 오기로 나를 갈아엎을 때

작심하고 빼낸 돌덩이 몇도 섞여 있다

 

무거운 생각들은 계곡 아래로 굴리고

가뿐한 생각들은 계곡 위로 올리면서

 

흥얼흥얼 끙끙 돌을 헐어 돌을 쌓는다

 

parkswoo.jpg

 

1971년 전북 정읍 출생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2002년 시집 『거미 』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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