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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발 / 박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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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37회 작성일 16-11-10 09:47

본문

 

아내의

 

 박완호

 

 

꿈에서만이라도 꽃길을 걷고 싶은 걸까?

잠든 아내의 발이 꽃무늬 쪽으로 옮아간다.

딴 데 눈 돌릴 틈 없는

가난과 남모르는 속앓이가 키워냈을

발가락의 굳은살들.

지금껏 내가 준 것은 먹먹한 돌길뿐이었나.

꽃무늬 쪽 이불을 끌어다 깔아주고는

슬며시 아내의 발을 만져가며

수화처럼 건네는 나의 속말을

그녀는 듣지 못하고

꿈에서도 돌길을 밟는지 아픈 숨소리를 낸다.

잠든 아내의 발에 손을 대고 나는

그녀가 저도 모르게 내 앞에 깔아 논

모난 돌길 위에 모르는 척 맨발을 얹는다.

서로 꽃길을 주마 하던 다짐 대신

한 발짝 내딛기도 힘든 돌길을

모르게 맺힌 물집이 굳은살이 되도록

따로따로,

아파하며 걸어온 게 우리 지난날이라니.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버린 두 목숨이

바닥에 함부로 나뒹굴려는

낯선 갈림길,

혼자서는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꽃길도 아닌 벼랑길을 따라

아내의 발이 자꾸만

눈길 밖으로 달아나려 한다.  

 

 

 


pakwh.jpg



충북 진천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1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 등
동인시집 『유월 가운데 폭설이』 『아내의 문신』『너무 많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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