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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와 사령(死靈)/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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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2회 작성일 16-08-25 12:26

본문

 

찔레와 사령(死靈)

 

   장석원

 

 

   비명은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간에 다른 사람을 향해 출몰하고 회귀한다 사람을 사랑하면서 사람을 의심하는 일처럼 잔혹한 것이 없지만 그리워도 가지 않는 나는 부서진 프로펠러처럼 슬프다

   생활에 마비되어 사는 마음아 너를 향한 사랑의 행로들아 나를 조금 더 불편하게 해다우 희미한 정맥과 게으른 혈소판이여 검은 골편이여 지겨운 위로로는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단다 피정이 필요하다 슬퍼해도 좋다

   비애는 휘발되었고 영탄은 오래전부터 나를 도륙했던 것 내게는 수유와 노략이 필요하다 수액 주머니의 줄어드는 기다림이 검파(劍把)에서 나를 끄집어낼 것이다 입맞춤 전 뜨거운 콧김 네가 살아 있다는 증거 나를 안쓰러워하는 노고

   껍질 벗겨져도 너를 잃지 않겠지만 나는 후회를 배우겠지만 우리는 지금부터 서로에게 노예여도 좋다 찔레향의 절벽 밑에서 우린 행복하다 유월의 살결 같은 훈증(薰蒸)


   우리는 마모되는 사물이 아니다 이별보다 큰 죄악은 없다

   가시를 두르고 푸른 침묵으로 가라앉는 파묵의 오후

 

   꽃잎이 벌어진다 피로가 침착(沈着)한다


   조금(彫金)하는 햇빛이 움직인다

   조문(弔文)이 어지럽게 나를 흔들어

   물방울처럼 눈을 떴다

   맑은 졸음



 

 

1969년 충북 청주 출생
고려대 국어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2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아나키스트』』『태양의 연대기』『역진화의 시작』『리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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