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얼굴 / 길상호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유령의 얼굴 / 길상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9회 작성일 16-09-29 10:02

본문

 

유령의 얼굴

 

 길상호

 

쪽마루에는 사진 한 장,

햇빛이 달라붙어 게걸스럽게

여자의 얼굴을 뜯어먹고 있었다

입가의 미소까지 다 핥고도

아직 배가 차지 않는지

깨진 액자의 유리 틈까지 쪽쪽 빨아댔다

 

불꽃이 만개했던 그날 이후

흉흉한 소문들만 수시로 태어나던 집이었다

그을음이 그려놓고 간 벽화 속을

불타 죽은 고양이가 서성인다거나

손톱 빠진 아이들이 나타나서

검은 문짝을 밤새 긁어댄다거나

 

유령처럼 희미해진 사진 속 여자는

고양이에게, 아이들에게

어떤 저녁을 떠먹여주려던 걸까

명줄처럼 잘린 가스배관에서는

무거운 흐느낌이 흘러나온다고도 했다

 

표정이 다 증발하고 없어서

물끄러미 바라보면 흘려버릴 것 같은

그 얼굴, 남은 윤곽까지 긁어먹으며

햇빛은 입술이 조금 검어졌다

 


 

kilsh.jpg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오동나무안에 잠들다』『모르는척』『눈의 심장을 받았네』 등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5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5 0 10-07
5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9 0 10-06
5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4 0 10-06
5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6 0 10-05
5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6 0 10-05
5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6 0 10-04
5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4 0 10-04
5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8 1 09-30
5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1 0 09-30
5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09-2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0 1 09-29
5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4 0 09-27
5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5 0 09-27
5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7 0 09-26
5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6 0 09-26
5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1 0 09-22
5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2 0 09-22
5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0 0 09-21
5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6 0 09-21
5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2 0 09-20
5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0 0 09-20
5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4 0 09-19
5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3 0 09-19
5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1 0 09-13
5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3 0 09-13
5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8 0 09-12
5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3 0 09-12
5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0 0 09-09
5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1 0 09-09
5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6 0 09-08
5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9 0 09-08
5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6 0 09-07
5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5 0 09-07
5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9 0 09-06
5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9-06
5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4 0 09-05
5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5 0 09-05
5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6 0 09-02
5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2 0 09-02
5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5 0 08-31
5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9 0 08-31
5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5 0 08-30
5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7 0 08-30
5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8 0 08-29
5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7 0 08-29
5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1 0 08-26
5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8-26
5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5 0 08-25
5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3 0 08-25
5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3 0 08-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