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의 시간 / 이향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액체의 시간 / 이향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72회 작성일 16-09-29 10:05

본문

 

액체의 시간

 

이향지 

 


모서리를 만난 시간이 흘러내린다

 
기다란 나무 주걱으로 고추장을 젓고 있는 여자

젓다가 묽어서 고춧가루를 더 넣고

젓다가 뻑뻑해져서 엿기름물을 더 붓고

젓다가 묽어져서 고춧가루를 더 넣고……

고추장은 저을 수 없이 불어나 버렸다

 
모서리를 만난 시간이 흘러내린다

 
항아리 아가리는 좁은데 주걱 혀는 넓어서

고추장은 항아리 밖으로 더 많이 흘러내린다

끈적끈적한 고추장을 맨손으로 걷어 넣으며 여자는

온몸을 풀어서 고추장이 된다

 
고추장 항아리 속에서 올려다보면

좁고 둥그런 하늘

모서리에 걸려서 캑캑거리는 달

눈 매워 손 매워 훌쩍거리다 보면 자정


모서리를 만난 시간이 흘러내린다

 
뒷마당 모서리에 질긴 빨랫줄

빨랫줄에 허리 꺾여 물 흘리는 스커트

달링달링 빨랫줄을 바닥으로 내려 주세요

젖은 팔을 휘저으며 함께 우는 스웨터

 
정오와 자정은 같은 숫자를 쓰지만

의자 때문에 다투는 일은 없었다

 


 

 

1942년 경남 통영 출생
1967년 부산대 졸업
198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2003년 제4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
시집으로 『 괄호 속의 귀뚜라미』『구절리 바람소리 』
              『내 눈앞의 전선 』『山詩集  』『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편저『윤극영전집 1,2권 』산악관련 저서로 『금강산은 부른다 』
               산행에세이『산아, 산아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5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5 0 10-07
5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9 0 10-06
5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4 0 10-06
5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6 0 10-05
5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6 0 10-05
5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6 0 10-04
5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4 0 10-04
5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8 1 09-30
5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1 0 09-30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3 0 09-29
5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9 1 09-29
5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4 0 09-27
5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4 0 09-27
5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7 0 09-26
5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5 0 09-26
5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1 0 09-22
5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2 0 09-22
5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9 0 09-21
5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6 0 09-21
5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2 0 09-20
5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9 0 09-20
5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4 0 09-19
5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3 0 09-19
5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1 0 09-13
5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3 0 09-13
5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8 0 09-12
5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2 0 09-12
5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0 0 09-09
5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1 0 09-09
5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6 0 09-08
5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9 0 09-08
5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6 0 09-07
5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4 0 09-07
5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9 0 09-06
5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3 0 09-06
5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3 0 09-05
5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4 0 09-05
5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6 0 09-02
5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2 0 09-02
5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5 0 08-31
5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9 0 08-31
5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5 0 08-30
5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7 0 08-30
5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8 0 08-29
5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7 0 08-29
5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1 0 08-26
5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8-26
5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5 0 08-25
5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3 0 08-25
5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3 0 08-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