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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 안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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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86회 작성일 16-07-18 10:32

본문

 

갱년기

 

  안현미

 

 

국숫집에 와보니 알겠다

호르몬이 울고

호르몬이 그리워하고

호르몬이 미워하고

다 호르몬이 시키는 일이라는 걸

 

매일매일 죽지도 않고 찾아와

죽고 싶다고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

 

국수 가락처럼 긴

사생과 결단의 끝

 

당신,

내가 살자고 하면 죽어버릴 것 같은

내가 죽자고 하면 살아버릴 것 같은

 

국숫집에 와보니 알겠다

크게 잘못 살고 있었다는 걸

크게 춥게 살고 있었다는 걸

그래서 따뜻한 국수가 고팠다는 걸


ahm.jpg
 

1972년 강원도 태백 출생
서울산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1년 《문학동네 》로 등단
시집『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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