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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화면 새로 깔기 / 이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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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8회 작성일 16-07-19 09:50

본문

 

바탕화면 새로 깔기

 
이진환

 

젖혀보는 목덜미에서 소리가 났다

 

싹을 틔우려고

건네고 건네던 말의 씨알봉지, 꽉 물고 있는 어금니가

습관처럼 익숙해지는

턱받이 없이도 덜컹거릴 나이다

 

고음으로 치닫는 호흡을 빗질하며 지루한 날을 견디는 건

무릎 세워 누운 자세가

두 엄지발가락이 토닥이는 잠결에 찾아갈 이름을 지워서다

 

한입 청국장 맛을 떨구는 발끝 아래가

냄새보다 짜한 하루다

 

이런 날의 보리밭엔 뒤집다 엎어지는 바람만의 유난스런 자세가 제격일 터

 

말발굽 소리도

진격나팔소리도 지나간, 조용한 화단에 뽀얀 먼지의 낌새는

봄이다 하니 봄이 되는 심리전이다

 

그림자놀이가 한창이던 한 철의 하늘이 지나는 햇살 위로

불법주차하고 있던 유모차가

제한속도 미만으로 시간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진환.jpg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국민일보신앙시 공모전 대상 수상

2016년 다시올문학》 등단

동인시집 고양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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