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리의 꽃대 /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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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리의 꽃대
김태운
소리의 성城이 스멀스멀 무너지고 있다
그 성문에 금이 간지 꽤 흘렀으니 예견된 현상이다
마이크도 그새 늙어버렸나, 헉헉거리더니 알코올이 객기에 휩쓸려 억지로 핏대를 올리고 있다
홀가분하게 후두를 드나들던 평소의 행보가 어느새 주름진 성문의 문턱에서 헐떡이더니 살찐 음
정의 운신에 당황한 박자도 따라 꿈틀거리고 있다. 이윽고 뒤틀린 삑사리 공명, 도도하게 옥타브
를 넘나들던 혓바닥이 시시하게 꼬이며 갈팡질팡하던 시각이다
아! 봄날을 겨냥하던 저 가을의 눈총들
오늘 따라 솟아날 구멍이 참 비좁다
쭈욱 뽑아 올릴 꽃대궁의

제주도 서귀포시 출생
2014년 시마을 문학상 금상 수상
2015년 <영주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칠색조 변주곡』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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