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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였나, 서로에게 우리는 / 김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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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89회 작성일 16-05-11 09:17

본문

 

뭐였나, 서로에게 우리

 

김충규

 

서쪽으로 간다 당신은
숨을 놓겠다는 건가요 해가 저렇게 퍼런데
벌레들도 용맹하게 잎을 갉으며 살아가는데
 
그러고 보니 당신의 등이 굽었다 오래오래 지쳤다는 증거
낙타를 동경하던 당신이 스스로 낙타가 되었다
 
서쪽에 이르렀을 때 당신 앞에
큰 의자가 놓여 있으면 좋겠다
침대면 더 좋다
거기서 오랫동안 당신이 잠에 빠졌으면 좋겠다
 
함께 갈까요? 하는 듯이 당신이 내 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았을 때
함께 갈 수 없는 길이잖아요 라는 듯이 나는 눈을 피했다
 
하필 초록의 전쟁이 벌어진 이 봄날에
당신은 서쪽으로 간다 그런 당신에게
안 갈 수 없나요? 라는 물음은 부질없다
서쪽으로 가서, 당신은 새로운 모습으로
말을 타고 이곳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까
내가 지켜본 평소의 당신이라면 어려울 듯싶은데
 
희미한 미소를 마지막으로 남기며
당신은 기어이 내게 등을 돌렸다
암실이 돼 있는 서쪽으로 천천히 뚜벅뚜벅,
 
이후로 당신을 만나려면 사진으로만 만나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당신과 함께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
 
이런 그동안 뭐했나, 
뭐였나, 서로에게 우리는

 

1998년 《 문학동네》문예공모 시 당선
시집 『 낙타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물 위에 찍힌 발자국 』
『그녀가 내 멍을 핥을 때』,『아무 망설임 없이』
유고시집『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오월문학상, 미네르바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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