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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 / 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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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04회 작성일 16-05-12 09:36

본문

 

 

박정원

 

누가 나를 제대로 한방
먹여줬으면 좋겠다
피가 철철 흐르도록
퍼런 멍이 평생 지워지지 않도록
찡하게 맞았으면 좋겠다
상처가 깊을수록
은은한 소리를 낸다는데
멍울 진 가슴 한복판에 명중해야
멀리멀리 울려 퍼진다는데
오늘도 나는 처마 밑에 쭈그리고 앉아
서쪽 산 정수리로 망연히
붉은 징 하나를 넘기고야 만다
징채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제대로 한번 울어보지도 못하고
모가지로 매달린 채
녹슨 밥을 먹으면서

 

 

충남 금산 출생
1998년《詩文學 》등단
시집으로 『세상은 아름답다』『그리워하는 사람은 외롭다』『꽃은 피다』
『내 마음속에 한 사람이』『고드름』『뼈 없는 뼈』『꽃불』
‘함시’ 동인으로 활동 중
시인정신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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