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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뱅뱅 / 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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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39회 작성일 16-05-23 09:49

본문

 

도리뱅뱅*

 

고경숙

 

1

햇볕 두 마지기를 마저 팔았다는 통보에

흐느끼는 어깨를 살짝 잡아주었다

바람은 울게 내버려두라며

유유자적 얼음을 지쳤다

남의 일이라고 저러는 건 아니지

강변에서 물기없는 수초들이 고개를 저었다

 

도리뱅뱅 도리도리 뱅뱅

 

쩡쩡 얼음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정말로 안전할까?

어둠은 강의 유전자 편집을 묵인하고

식솔들은 보이지 않는 별을 세며 잠들었다

거사시간은 동틀 무렵이야

끌로 구멍 깨는 소리가 들리면 필사적으로,

 

2

날자

날자

날자

날자

 

손바닥만한 구멍에 얼굴을 디민 눈,눈

  

3

히히 주모자를 색출하지는 못할 거야

말갛게 속이 비었다고 속까지 없을까

손에 손을 잡고 사발통문 드러누워

올려다보는 하늘이란,

 

쩡쩡 하늘의 두께도 두꺼워지고 있다

저긴 정말정말 안전할까?

손 놓치지 마

또 다른 강물 속으로 이제 간다

빨갛게 치장을 하고

춤을 춘다,빙어

 

도리뱅뱅 도리도리 뱅뱅

도리도리 뱅뱅 도리뱅뱅

 

*도리뱅뱅: 사발통문처럼 빙 둘러놓고 튀겨 양념하는 빙어요리

 

 

1961년 서울 출생  
2001년 계간 《시현실 》등단  
1999년 제 4회 하나.네띠앙 인터넷 문학상 대상  
2000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시집 『 모텔 캘리포니아』『 달의 뒷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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