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을 만졌던 느낌 / 유홍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짚을 만졌던 느낌 / 유홍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8회 작성일 16-04-15 09:37

본문

 

을 만졌던 느낌

  

유홍준

 

짚을 만졌던 느낌은

뱀을 만졌던 느낌과는 달라서

차갑지가 않지 매끄럽지가 않지 꺼끌꺼끌하고 까칠까칠하지

 

나를 낳고 동생을 낳고

아버지 대문간에 금줄을 칠 때, 그 새끼를 꼬든 느낌은 어떠했을까

낫으로 발바닥을 깎아도

꿈쩍도 않던 소는, 달구지를 끌던 옛날 옛적 소는

짚으로 만든 그 신발을 신었을 때 감촉이 또 어떠했을까

 

짚을 만졌던 느낌은

옷이나 책이나 그릇을 만졌던 느낌과는 달라서 한참을 달라서

옜다, 너도 한번 꼬아보아라

아직 어린 나에게도 짚 한 단이 던져졌을 때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나의 손바닥은 그것을 싹싹 비벼 꼬았네

요만큼 새끼줄을 꼬면

꼬리처럼 엉덩이 뒤로 밀어내며

동그랗게 사리던 새끼줄의 즐거움을 알았다네

 

짚을 만졌던 느낌은

여자의 몸을 만졌던 느낌과는 달라서

꺼끌꺼끌하고 까칠까칠하고 나는 아직도 그 느낌을 좋아한다네

 

자주 밤길을 오갔던 나는

짚단에 불을 붙이면 어느 만큼 갈 수 있는지 그것까지를 다 알고 있다네

 

겉은 꺼끌꺼끌하고 까칠까칠한 짚의 느낌을

속불은 발갛고 재는 유난히 더 검은 짚의 육체를

 

commonCAXIGUZ8.jpg 
 

 

1962년 경남 산청 출생
1998년 ≪시와 반시≫로 등단
2005년 제1회 젊은 시인상 수상
2009년 제1회 시작 문학상 수상
28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97건 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9 0 03-25
29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5 0 03-25
29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7 0 03-28
29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1 0 03-28
29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9 0 03-29
29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2 0 03-29
29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2 0 03-30
29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6 0 03-30
29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7 0 03-31
29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6 0 03-31
29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6 0 04-01
29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4 0 04-01
29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2 0 04-04
29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0 0 04-04
29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0 0 04-05
29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4 0 04-05
29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8 0 04-06
29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1 0 04-06
29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2 0 04-07
29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7 0 04-07
2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5 0 04-08
2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6 0 04-08
2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3 0 04-11
2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0 0 04-12
2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5 0 04-12
2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6 0 04-14
2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4 0 04-14
2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9 0 04-1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9 0 04-15
2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1 0 04-18
2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1 0 04-18
2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0 0 04-19
2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8 0 04-19
2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5 0 04-20
29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5 0 04-20
2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3 0 04-21
29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8 0 04-22
29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3 0 04-22
29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5 0 04-25
2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6 0 04-25
29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9 0 04-26
2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9 0 04-26
29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1 0 04-27
2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2 0 04-27
29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8 0 04-28
29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0 0 04-28
29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6 0 04-29
29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7 0 04-29
28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4 0 05-02
28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7 0 05-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