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과 바람과 나 / 이제니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Mmm과 바람과 나 / 이제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29회 작성일 23-08-17 10:24

본문

Mmm과 바람과 나
    이제니



   내일이면 다르게 해석될 오늘의 장면 속에서 Mmm은 계속 Mmm일 수 없어서 자꾸만 사라지고 있다. Mmm은 한결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한결같이 의아했고 떠나야 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어쩌면 반나절 아니면 반나절의 반나절. 한나절 만에 백발이 되어버린 사람이 화면 밖으로 걸어나간다. 아니다. 그것은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일 뿐이다. 전해 들은 이야기는 이미 충분했으므로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지어야만 한다고. 이후로 Mmm과 바람과 나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고 있다. 스스로 만들어낸 환각 속에서 다시 또 살아나는 망각과 함께. Mmm과 바람과 나는 떠나는 속도로 매번 같은 자리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세계는 거대한 유리 구슬과도 같다
   Mmm의 말

   우리는 거대한 구슬 안에 놓여 있는 동시에
   구슬 안의 우리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바람의 말

   구슬 밖에서 구슬 밖에서
   나의 말

   아무 말 없이
   Mmm과 바람의 말

   아무 말 없이 아무 말 없이
   나의 말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세계를 품어주는 시선이 있었다. 그리하여 Mmm과 바람과 나는 오래도록 바라본 그것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화면은 다시 기나긴 암전이 이어지고 있다. 방금 본 그것을 잊으라는 듯이 암전 위로 다시 목소리가 흐르고 있다. 암전과 암전 속에서. 눈 깜빡임과 깜빡임 사이에서. 눈멀어가는 동시에 귀 열리고 있는 당신들이여. Mmm과 바람과 나는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듯이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듣듯이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간신히 포착할 수 있는 기미와 전조만이 순간의 순간을 드러내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망각 속에서 건져올린 그 말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주고받고 있다. 셋인 듯 하나인 목소리로써.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로 단번에 건너뛰듯이.
 

웹진 비유20233월호


 

 leejn.jpg


200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아마도 아프리카』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편운문학상 우수상김현문학패현대문학상 수상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3건 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9 2 08-24
30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9 2 08-24
30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4 2 08-21
30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8 1 08-21
30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1 08-21
30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7 1 08-17
30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7 1 08-17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0 1 08-17
30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9 1 08-11
30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1 1 08-11
30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4 1 08-11
30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7 1 08-01
30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8 1 08-01
30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7 2 08-01
30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2 1 07-24
30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3 1 07-24
30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8 2 07-24
30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5 1 07-24
30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0 2 07-13
30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6 2 07-13
30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3 2 07-13
30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3 2 07-13
30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2 1 07-02
30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1 1 07-02
30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5 1 07-02
30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6 1 07-02
30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0 1 06-24
30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1 1 06-24
30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9 2 06-24
30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9 1 06-14
30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8 1 06-14
30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7 1 06-14
30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9 1 06-11
30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1 06-11
30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1 06-11
30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2 1 06-11
30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2 1 06-02
30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2 1 06-02
30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4 1 06-02
30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7 2 05-28
30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4 1 05-28
30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3 1 05-28
30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0 1 05-27
30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1 05-27
30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0 1 05-27
30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1 05-27
30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1 05-20
30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2 05-20
30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3 1 05-20
30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1 05-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