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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꽃무릇 / 이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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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62회 작성일 16-03-14 09:20

본문

 

해마다 무릇

 

이규리


 

저 꽃 이름이 뭐지?

한참 뒤 또 한 번

저 꽃 이름이 뭐지?

 

물어놓고서 그 대답 듣지 않을 땐 꼭 이름이 궁금했던 건 아닐 것이다

 

꽃에 홀려서 이름이 멀다

매혹에는 일정량 불운이 있어


당신이 그 앞에서 여러 번 같은 말만 한 것도 다른 건 생

각조차 안 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픈 몸이 오면 슬그머니 받쳐주는 성한 쪽이 있어

꽃은 꽃을 이루었을 터인데

이맘때 요절한 그 사람 생각

얼마나 먹먹했을까


당신은 짐짓 활짝 핀 고통을 제 안색에 숨기겠지만

숨이 차서, 어찌할 수 없어서, 일렁이는 마음 감추려 또 괜한 말을 하는 것

 

저 꽃 이름이 뭐지?



 

 

경북 문경 출생
1994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시집 『앤디워홀의 생각 』『뒷모습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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