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존 / 강영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데드 존 / 강영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7회 작성일 16-03-28 10:18

본문

 

데드 존

 

​   강영은

 

 

당신의 여름을 폐간합니다 수습이 필요하면 봄은 남겨두기로 하죠, 제주행 비행기를 탄 날, 폭설을 만났네

 

스팸메일처럼 한 방향으로 몰아치는 눈보라, 내릴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기내(機內)에서 탑승할 수 없는 메일을 읽은 마음이 쓰러진 울타리네

 

가을이 오기 전에 여름이 사라질지 모릅니다, 들리는 ​건 다만 그 얘기뿐인데 축생을 가두어 기르는 울타리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지상의 내릴 곳은 보이지 않네

 

온실 속의 꽃들은 어떡하나, 이미 청탁한 봄을 철회해야 하나, 몇 권의 봄을 궁리해온 사람들은 하느님을 외치네

 

난분분한 혓바닥만으로 미쳐 날뛰는 바람과 함부로 ​돌아다니는 눈의 속살을 설명할 길이 없네 잔치를 향한 신탁의 기도는 멀고 눈에 갇힌 시간을 논의할 지면은 보이지 않네

 

멀고먼 아마존, 섬광이 번쩍이는 밀림에선 폐간되는 나무들로 죽은 언어가 쌓인다는데 나무가 떨군 활자며 문장을 어떤 눈이 먼저 수록했나

 

꽃과 동시에 열매를 맺는 ​나무의 모양을 원하면서도 도끼날이 박힌 나무의 실상을 몰랐던 눈의 오독이 비행기 날개처럼 벌목지대로 돌아가네

 

지상의 어떤 나무에게도 목숨 내건 봄이 있었네 봄이라는 혁신호가 있었네

 

마른 수피에 새 살이 돋는 것이 혁신이라면 그대여, 정치도 역사도 어떤 학문도 구태의연한 페이지는 폐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그대에게 보낸 봄을 철회하네 눈 덮인 모든 지경을 첫 페이지로 삼아주시게 아직 싹 트지 않은 봄의 순결한 발자국을 찾아주시게

 

무성한 나무 그늘이 이파리를 다 떨군다 해도 나는 브라질호두나무 아래서 책을 읽고 있겠네

 

  * 데드존dead zone :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나 그런 시기

 

 

 

제주 출생
제주교육대학 졸업
200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미네르바 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 『스스로 우는 꽃잎 』『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 『마고의 항아리』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26건 6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0 0 04-19
3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0 0 04-18
3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3 0 04-18
3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7 0 04-15
3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8 0 04-15
3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3 0 04-14
3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2 0 04-14
3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9 0 04-12
3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4 0 04-12
3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1 1 04-11
3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1 0 04-11
3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6 0 04-08
3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9 0 04-08
3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8 0 04-07
3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9 0 04-07
3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0 0 04-06
3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2 0 04-06
3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2 0 04-05
3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3 0 04-05
3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7 0 04-04
3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6 0 04-04
3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6 0 04-01
3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0 0 04-01
3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2 0 03-31
3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4 0 03-31
3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9 0 03-30
3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7 0 03-30
3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8 0 03-29
3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7 0 03-29
3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6 0 03-28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8 0 03-28
3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8 0 03-25
3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7 0 03-25
3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6 0 03-24
3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2 0 03-24
3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8 0 03-23
3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5 0 03-23
3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5 0 03-22
3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5 0 03-22
3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9 0 03-21
3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7 0 03-21
3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5 0 03-18
3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1 0 03-18
3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7 0 03-17
3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3 0 03-17
3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2 0 03-16
3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8 0 03-16
3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0 0 03-15
3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8 0 03-15
3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3 0 03-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