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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에 관한 보고서 / 정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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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38회 작성일 15-12-22 10:47

본문

 

에 관한 보고서

 

   정재분

 

한때 얼굴의 엉덩이였던,

볼은 마음의 국물을 담는 그릇

당신의 뺨이 내게 말했어

가까이 다가오라고

때로는 기다리라고

뺨의 건반이 빠르게 출렁거렸어

애꿎은 뺨의 내력을 생각하다

선 채로 얼어버렸어

 

당신의 뺨이 건반을 두드리네

주로 반음을 선호하는 당신이,

좋아하는 코드는 포유류의 우음

깎아지른 벼랑의 턱수염 아래로 흐르는

단조의 음계,

순도가 약한 고독이

해석을 미루고 있지

 

일기예보를 살피듯,

당신의 양 볼을 주시하곤 했어

아침 안개가 풀리면 먼 산의 능선이 드러나겠지

한낮은 자외선이 강할 테고

뺨의 발설이란 뼘으로 재는 것과 매한가지

창호 문에 얼비치는 그림자 같은

오차 범위는 그날의 날씨

우산을 챙겨 넣는 편이 낫겠지

 

 

 

 

2005년 계간《시안》등단
시집으로 『그대를 듣는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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